2015년 6월,
우리는 인천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.
비행기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
예상대로 쉽지 않았다.
아이들을 돌보고 달래며
긴장과 피로를 견뎌야 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.



하지만 돌이켜보면,
그보다 더 힘들었던 순간은 따로 있었다.
환승지였던 시카고 공항이었다
(너무 크고 복잡해 환승이 어렵기로 유명)
시카고에 도착한 뒤,
우리는 짐을 모두 찾아 다시 부쳐야 했다.
캐리어는 총 8개.
이미 체력과 정신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,
그 많은 짐을 찾아
이동하고 다시 체크인하는 과정은
결코 쉽지 않았다.
나는 아이 둘을 데리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
움직일 수 없었고,
결국 남편이 혼자 공항을 뛰어다니며
짐을 찾고, 옮기고, 다시 부치는 모든 과정을
감당해야 했다.

공항 한가운데에서
아이 둘을 붙잡고 서 있던 그 시간은
단순한 기다림이 아니라,
두려운 순간이었다.
그 순간이 우리의 첫 미국 생활을
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아닐까..


모든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
우리는 다시 비행기에 올랐고,
드디어 목적지인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도착했다.

우리가 살게 된 집의 월세는 $650,
비싼 렌트비는 말 그대로 충격 😱
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
우리가 살집은 패밀리 기숙사였고,
주변 시세의 절반도 안 되는
매우 저렴한 집이었다는 점이었다.
게다가 입주 경쟁도 치열해서,
우리가 그곳에 들어간 것 자체가 큰 행운이었다.
결혼하고 지금까지 살았던 집 중
가장 넓고 우리 형편에 딱 맞는 이 집은
낯선 땅에서 처음 맞이한 작은 보금자리였다.
돌이켜보니 오히려 감사한 순간이었다.

늘 최악의 상황까지
생각하고 준비하는 남편과는 달리,
나는 현실 감각이 부족한 편이다. (스스로 인정)
한편으론,
나역시 남편처럼 너무 현실적이었다면,
우리는 아마 미국에 오지 못했을지도 ? ?
조금의 무모함 덕분에
우리는 결국 이곳에 오게 되었고,
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씩 부딪히며
새로운 챕터를 시작했다.
하. 지. 만…
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.

다음 에피소드에서는
살 집 마련, 미국 오기 전 준비할것들,
자동차 구입, 운전면허 취득, 보험 가입 등..
낯선 현실에서 마주한 첫 관문,
그 이야기를 꺼내보려한다.
